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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9-2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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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有能)한 쥐와 무능(無能)한 쥐

기사입력 2023-06-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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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李斯)는 진나라 승상(丞相)으로 막강한 권세를 누리고 있을 때, 재물(財物)이 너무 많아서는 아니 된다는 순자(荀子)의 훈계(訓戒)를 생각하며 여러 차례 고향(故鄕)으로 돌아가 개를 키우며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소박한 삶을 살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공리와 권세에 대한 욕망이 지나쳐 이를 떨치지 못했고 끝내 부자(父子)가 함께 요참(腰斬)이라는 극형(極刑), 즉 살아 있는 채로 허리를 절단하는 형벌(刑罰)을 당하여 죽는 비참한 최후(最後)를 맞았다.
 

 

그가 미관말직(微官末職)에 있던 어느 날, 뒷간에 가서 용변을 보다가 분뇨를 훔쳐먹고 있는 쥐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는 국가(國家)의 창고(倉庫)에서 편안하게 양곡을 훔쳐먹는 또 다른 쥐들을 발견했다. 그런데 뒷간에서 분뇨를 훔쳐 먹는 쥐는 사람을 보고 급히 도망을 갔는데 국가의 곡간에서 곡식을 훔쳐먹는 쥐들은 뒷간의 쥐들과는 달리 놀라거나 두려움 없이 배불리 먹어 통통하게 살이 쪄 있었다. 이사(李斯)는 이 쥐들을 비교(比較)하면서 말 한마디를 하였다.
 

 

그는 말하기를 유능(有能)함과 무능(無能)함의 차이는 이 쥐들과 마찬가지로 전적으로 자신의 방법에 달려 있다. 능력이 있는 사람은 양식 창고 안의 쥐고 무능한 사람은 뒷간의 쥐다.”라고 하였다. 이사(李斯)는 미관말직(微官末職)을 그만두고 제나라로 가서 유학의 대가인 순자를 스승으로 삼았다. 그리고 성실하게 순자와 함께 부지런히 치국과 관료의 자세 등 제왕 기술을 깊이 연구했다. 어느 정도 학문이 이루어지자, 그는 순자에게 작별을 고하고 진나라로 갔다.
 

 

진나라로 간 이사는 태후의 신임과 총애를 독차지하고 있던 여불위의 문화로 들어가 능력을 인정받고 작은 관직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이사는 객경(客卿)에 봉해졌고 이때부터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그러나 진나라 상황이 좋지 아니하여 초나라 출신인 이사(李斯)도 객경의 자리에서 축출되고 말았다. 그렇지만, 이사(李斯)는 국경 가까이 이르러 마지막 방법을 써야 할 생각을 했다. 일단 진나라를 떠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고, 일생의 공명이 물거품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진 왕에게 마지막으로 상소를 올렸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간축객서(諫逐客書)이다. 간축객서의 논지는 확실한 근거에 입각하고 있어 상당한 설득력(說得力)이 있었고 당시 진나라의 실질적인 요구에 크게 부합되었다. 게다가 언사가 매우 간결하고 진지하여 이를 읽은 진 왕은 크게 감동하여 즉시 축객령(逐客令)을 철회(撤回)하고 이사(李斯)를 다시 불러 정위(正尉)로 봉했다. 그러나 그는 한비(韓非]를 모략(謀略)하여 왕이 내린 사약(死藥)을 마시고 한비(韓非)를 죽게, 만들었다.
 

 

결국 궁중의 곡간의 쥐처럼 권력의 곡식만 겁도 없이 먹다가 이사(李斯)는 먼저 얼굴에 문자를 새기는 형을 받은 데 이어 코를 잘리고 두 발이 잘렸으며 그런 다음 목이 잘리고 나서 요참(腰斬)을 당했다. 이것이 중국 최초로 정치가와 지략가, 학자의 자질을 한 몸에 지녔던 정치인(政治人)의 최후(最後)였다. 오죽하면 정도를 걷지 않는 사람을 쥐새끼 같다고 했겠는가? 속언에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인들은 이사(李斯)의 말로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히 국고를 축내고 정적을 제거하려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는 쥐 같은 정치인들은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을 들어야 할 것이다. 나중에 후회(後悔)하지 말고 이사(李斯)는 진시황을 도와 중원을 통일하고 군현제를 시행했으며 유생(儒生)들을 탄압하여 왕권(王權)을 강화(强化)하는 등 적지 않은 공을 세웠지만, 이 모든 공적의 동기가 국가와 백성, 또는 당시의 군주와 왕조를 위함이 아니라 자신(自身)의 권세(權勢)와 부귀(富貴)를 위한 것이었다. 또 한비(韓非)를 죽이고 아첨과 영합으로 분서갱유(焚書坑儒)를 단행한 것은, 그의 일생에 있어서 결코 씻을 수 없는 오점(汚點)으로 남게 되었다.
 

 

차라리 화장실(化粧室)의 쥐가 되어 더러운 인분(人糞)을 먹다가도 사람이 나타나면 도망(逃亡)가는 뒷간의 쥐가 부러울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리사욕(私利私慾)에 눈이 멀어 궁중 곡간의 쥐가 되어 배불리 먹고 살이 뚱뚱 쪄서 비대(肥大)한 몸을 주체하지 못하여 식식거리다가 이사(李斯)와 같이 최후에는 비참한 모습으로 인생을 끝내어 오늘까지 그의 죽음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은 작게는 자신(自身)을 위해서이고 크게는 그의 가문(家門)과 후손(後孫), 위해서이다.
 

 

현재도 궁중(國家)의 국고를 축내는 궁중의 곡간에서 곡식을 먹고 있는 쥐와 같은 존재들은 없는지 국가의 곡간을 맡은 관리들은 철저하게 살펴서 겁도 없이 국가 곡간에서 곡식을 축낸 쥐들은 반드시 잡아내야 할 것이다. 특히 권력이라는 무기로 무장하여 곡간을 지키는 관리들을 겁내지 않고 합법(合法)이라는 명분(名分)을 붙여 국민의 혈세(血稅)인 국고를 축내는 쥐는 반드시 잡아야 할 것이다. 혈세를 훔쳐먹는 쥐들은 유전자(遺傳子)가 변형(變形)되어 보통 방법으로는 잡을 수가 없다는 점이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첨단과학(尖端科學) 시대이다. 아무리 유전자가 변형되어 괴물(怪物)과 같은 쥐라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유전자는 변형되지 아니한 생쥐도 같은 것이 국고를 축낸다고 신문(新聞)은 보도하고 있다. 신문에 의하면 정부 보조금은 먼저 타 먹는 게 임자란 말은 틀린 말 아니었다 최근 3년간, 시민단체가 수령(受領)한 국고 보조금(國庫補助金) 감사(監査) 결과 총 1865, 건에서 314억 원의 부정·비리가 확인(確認)됐다. 소규모 사업은 제외하고 대형 사업 위주로 감사했는데도 이렇게 많았다. 서류를 조작해 보조금을 받은 후, 횡령하거나 사적 용도로 쓰는 등의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정부 보조금은 먼저 타 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2023, 6, 5 조선일보)라고 전하고 있다.
 

 

이는 국가 돈이 아니라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이 스며든 혈세(血稅)라는 점에서 국민으로서는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유불문(理由不問)하고 국세를 훔쳐먹은 슈퍼 쥐나 생쥐는 소화(消化)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먹지 못할 음식을 먹으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토하기 마련이다. 토하지 아니하면 건강에 지장이 있다는 것은, 의사(醫師)가 아니라도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해당, 되는 쥐들은 일단 유구무언(有口無言) 하는 것이 도리(道理)일 것이다. 유능하고 무능하고를 떠나서 쥐는 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쥐약 먹은 개는 토해내야 살고 죄악(罪惡) 먹은 사람은 회개(悔改)해야 산다는 진리는 불변(不變)의 영원한 진리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속담에 가는 밥 먹고 가는 똥 싸라라는 말은 유능(有能)한 쥐와 무능(無能), 쥐나, , 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성경에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라고 하였다.

 

이윤근 칼럼리스트 (airturbo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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