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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6-0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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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이나 늪에 빠진 사람

기사입력 2023-03-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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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은 곤죽이 된 진흙과 개흙이 물과 섞여 많이 괸 웅덩이를 말한다. 일명 구렁텅이라고도 한다. 늪도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수렁이나 늪에 깊숙이 빠진 사람은 혼자의 힘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고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을 치면 더욱더 깊이 빠져 결국에는 죽고 만다. 영화에서나 책에서 보면 수렁이나 깊은 늪에 빠진 사슴이나 코끼리는 제힘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람들이 밧줄에 묶어서 끌어내는 모습을 보았다. 늪이나 수렁의 특징은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더욱더 깊이 빠지는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 주변 사람들이 수렁이나 늪에 깊숙이 빠진 사람은 건져 주어야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이다. 전해오는 이야기 중에 어느 임금이 부리는 힘센 코끼리가 수렁에 빠졌는데 사람들이 모여서 건져 내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데 코끼리 무게가 너무나 무거워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어느 분이 지나다가 그 광경을 보고 하는 말이 웬 코끼리가 저기에 빠져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가 말하기를 저 코끼리는 전쟁에 나아가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왕이 가장 아끼는 코끼리인데 그만 늪에 빠졌습니다.”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지나가던 사람은 내가 저 코끼리를 꺼내겠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부탁하기를 전쟁 때에 부는 나팔과 북을 가지고 와서 전쟁이 난 것처럼, 외쳐 달라라고 부탁하였다. 그의 말대로 사람들은 함성을 질렀는데 코끼리는 어디서 힘을 얻었는지 새로운 힘으로 늪에서 일어나 올라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늪에 빠진 코끼리는 사람들의 도움이 없이는 올라올 수 없었는데 전쟁을 그리도 좋아하는 습관이 있어 전쟁 상황을 만들어 주니 새로운 힘을 얻고 늪에서 올라왔다는 말은 우리에게 생각하는 바가 많게 한다.
 

 

늪과 수렁은 계속 빠져드는 것을 말하는 데 죄를 지은 사람은 죄의식을 느끼면 죄의 늪으로 깊숙이 빠져들지 않지만,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면 계속 깊이 빠져든다. 다윗왕은 나라는 전쟁을 하는 데도 그는 낮잠이나 자고 이층에서 아래를 내려보니 어떤 여인이 목욕하는 것을, 보고 욕정을 느끼고 그 여인을 데려다가 욕망을 채우고 그 여인의 가정 사정을 알아보니 그의 남편은 지금 전쟁터에서 적과 싸우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렇다면 아무리 내가 왕이라고 할지라도 나라를 위하여 전쟁터에서 죽기 살기로 싸우고 있는 군인의 아내를 범했다는 것은 있어서도 아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을 했다.
 

 

그렇다면 양심적으로 그 여인을 돌려보내고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데 계속해서 그는 범죄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그리하여 그 여인이 임신까지 하다 보니 그것을 감추기 위하여 일선에서 싸우고 있는 그 여인의 남편을 불러올려 그의 아내와 잠을 자도록 만들려는 계산 하에 그를 불러왔는데 그는 국가에 충성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기를 지금 동료들은 일선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나 혼자만 집에 가서 부인과 편히 잠을 잘 수 없다는 생각, 하에 아내가 있는 집으로 가지 않고 궐에서 지내는 것을 다윗왕이 보고 아무래도 자기의 계획이 먹혀들지 않을 것 같아 다윗은 점점 대담하게 범죄의 늪으로 빠져든다.

 

 

이제는 아예 화근을 제거하겠다는 무서운 계획을 세운다. 다윗왕은 우리아라는, 군인을 다시 귀대시키면서 그의 상관에게 편지를 써서 보낸다. 그 편지 내용은 그를 최전방으로 내보내 전사하도록 만든다. 그리하여 그가 죽고 나니 그의 아내인 밧세바라는 여인을 자기의 부인으로 삼고 만다. 그런데 문제는 악한 권력의 뒤에는 악한 조력자가 있었다. 요압이 그 악한 조력자였다. 요압은 다윗의 사주를 받아 무고한 우리아를 사지로 몰아넣어 전사하게 만들어서 다윗이 꿈꾼 악을 실현해 주었다. 그리고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다윗에게 전령을 보내 우리아의 전사 소식을 즉각 보고했다. 만약 요압이 다윗의 명령에 이의를 제기하고 부당성을 지적하며 이행을 거부했다면 다윗의 악행엔 제동이 걸렸을 것이다. 높은 지위와 권력을 가진 사람이 부당한 일을 강요할 때, 두렵더라도 용기를 내 거부함으로 악한 권력의 하수인이 되지 말아야 한다.
 

 

오늘의 정치인들도 권력이라는 수렁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깊이 빠져들어 허우적댈 때 뒤에서 조력하는 자들이 바른길로 인도하지 아니한다면 다윗과 같은 욕망의 늪으로 빠져들어 결국은 그 늪에서 죽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정치인 뒤에는 훌륭한 조력자(助力者)가 있었다. 모세의 조력자는 여호수아였고 엘리야의 조력자는 엘리사였다.
 

 

오늘의 정치인들이 권력이라는 욕망의 늪으로 빠져들어 허우적댈 때 훌륭한 조력자가 있어 늪에서 건져 낼 방도를 건의하여야 하는데 그 밑에 빌붙어 더욱더 부추겨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는 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독불장군(獨不將軍)은 없다는 말은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권력의 수렁에 깊숙이 빠져 좌우도 분간하지 못하는 자를 구할 사람은 측근의 조력자들 밖에는 없다는 것이, 늪에 빠진 사람을 건지는, 최선의, 방법이다. 혼자로서는 그 늪에서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고 그냥 방치해, 두면 그 늪에서 죽고 말 것이다. 다윗왕을 늪에서 건져 낸 사람은 목을 걸고 책망한 나단 선지자였다. 지금도 권력의 늪으로 점점 침몰해가는 사람을 구할 길은 나단 선지자와 같이 목숨을 걸고 그를 살려야 하겠다는 진정한 마음이 있는 그의 측근의 조력자뿐일 것이다.
 

이윤근 칼럼리스트 (airturbo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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