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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3-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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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출신지와 신분(身分)을 노출(露出)시킨다.

기사입력 2023-03-0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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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안(梁東安) 명예교수가 사상(思想)과 언어(諺語)”라는 저서를 펴냈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인 동시에 인식과 사유의 도구이기 때문에, 언어생활에서 사용되는 용어들과 그 용어들의 의미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물 인식과 사상(思想)에 영향을 미친다. 언어는 사상(思想) 즉 생각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인격(人格)과 관계가 있다. 우리가 쓰는 말의 단어 하나하나가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내준다. 특히 인성(人性)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있어 올바른 대화법(對話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 대화를, 하면서 좋은 경험을 하게 되면 아이가 커서도 대화를 꺼리지 않는다. 아이가 컸다고 부모와 대화를 안 한다고 하기 전 부모가 스스로 자녀를 대하는 대화법이나 태도에 문제가 있었는지 반성해봐야 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부모는 보육자이자 조언자, 좀 더 나아가 상담자(相談者)의 역할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그리하여 부모와 대화라도 반드시 예의가 있고 바른말과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말은 단순히 말이 아니고 말은 그 사람의 생각이고 철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화 속에서 상대의 출신지와 신분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어 그의 말에 그의 생각과 철학이 입 밖으로 표현되어 나오는 것이, 말이다. 그래서 속언에 상대와 10분만 대화해보면 상대의 인격을 파악할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그의 말을 들으면 상대의 출신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경상도 말을 하면 아~아 이 사람은 경상도, 출신인가 보다. 전라도 말씨를 사용하면 아~아 이 사람은 전라도, 출신인가 보다. 충청도는 충청도의 특색(特色)의 언어가 있고 북한(北韓) 언어를 들으면 북한에서 탈북(脫北)한 사람인가 보다. 대충은 그의 출신지를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지방(地方)마다 언어의 특색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거의 신분도 그의 말 중에서 노출(露出)되는 경우가 있다. 옛날 반상제도(班常制度)가 있어 신분의 차이로 갈등이 심할 때가 있었다. 즉 양반(兩班)은 조선시대 신분이 높은 집안을 말한다. 상 사람 (常民) 조선 중기 이후, 평민을 이르던 말이다. 이때는 양반은 상민을 개나 돼지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계급사회였다. 지금은 그와 같은 신분 차이는 없다. 그리하여 신분이 낮은 사람이 돈을 벌어서 돈을 주고 양반의 족보(族譜)를 사서 양반행세를 하고 다닌 적도 있다고 한다.
 

 

그리하여 옛날에 도축업(屠畜業)을 하던 사람이 돈은 있지만, 신분이 낮아 서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 거액을 주고 양반의 족보를 구해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곳으로 이사하여 양반행세를 하고 살았다. 그런데 진짜 대대로 양반집의 사람과 길을 가다가 버들 나무를 보았는데 그것이 옛날 도축업을 하는 상사람들이 키(곡식 따위를 까불러 골라내는 도구)를 만들어서 시장에 파는 일도 병행해서 했는데 두 양반이 걸어가다가 키 만드는 재료인 버들이 쭉쭉 뻗은 것을 보고 돈 주고 양반 족보를 구해서 양반행세를 하는 사람이 생각 없이 하는 말이 ~아 저 버들 나무 베어다가 키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때 동행하던 진짜 양반이 상대의 신분을 알아차리고 조사를 해보니 돈을 주고 양반 족보를 사서 가짜 양반행세(兩班行世) 하는 것이, 들통이 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는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한 말이 과거 자신의 신분을 노출(露出)시킨, 것이다. 그래서 침묵(沈默)은 금()이라라는 말도 있다. 포수에게 꿩이 잡히는 것은 울기 때문이다. 성경에 사람을 괴롭히는 마귀가 말하기를 나를 괴롭게 마옵소서라고 할 때 예수께서 네 이름이 무엇이냐?”라고 물으니 마귀가 대답하기를 내 이름은 군대니, 우리가 많음이니라라고 하였다.
 

 

많은, 귀신들이라는 것을, 그 말속에서 노출(露出)시켰다. 그리하여 그들은 쫓겨났다. 사람은 말, 속에서 그의 신분(身分)을 노출(露出)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말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 진리라는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대한민국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념적으로 대한민국의 이념과는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누구인가는 겉으로 보아서는 도무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의 말하는 데서 이념의 색깔이 묻어나온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사실이 알려지자 그는 원고 없이 국민과 견결(堅決)하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북한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라고 한다. (2023, 3, 4, 조선일보) 견결(堅決)이란 말은 우리 국어사전에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라고 한다.
 

 

그뿐 아니다. 이번 국회 불체포특권 표결하는 과정에서 이탈표가 많이 나오니 이탈한 의원들을 향해 반동분자(反動分子)를 색출하자는 말도 나왔는데 이 말도 6, 25 때에 소름 끼치게 듣던 말이라 지금에 들으니 섬찟하여 지금 우리는 어느 시대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헷갈린다. 성경은 더러운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말고 듣는 이로 하여금 은혜를 끼치게 하라라고 하였다. 그리고 성경에 좋은 기별은 목마른 사람에게 냉수(冷水) 같으니라라고 하였다. 기왕에 말을 하려면 듣는 사람이 웃을 수 있는 말을 해야지 소름, 끼치는 말을 해서 그의 신분을 의심하여 고개를 갸우뚱하는 의문(疑問)의 여지(餘地)를 남기는 말은 절대로 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윤근 칼럼리스트 (airturbo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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