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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2-05-2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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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침묵(沈默)은 금(金)인가?

기사입력 2022-01-2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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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沈默)이란 말의 뜻은 말없이 잠잠히 있음이라는 뜻이다. 즉 아무 말도 없이 잠잠히 있는 것 또는 그런 상태. 정적(靜寂)이 흐름. 또는 그런 상태. 침묵에 빠진다. 어떤 일에 대하여 그 내용을 밝히지 아니하거나 비밀을 지킴. 또는 그런 상태. 그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일의 진행 상태나 기계 따위가 멈춤. 또는 그런 상태. 작가가 오랜 침묵을 깨고 신작을 발표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명언 가운데 이른바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누가 처음으로 했을까? 그리고 본래는 어떤 뜻을 담고 있었을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침묵을 지키는 게 값지다는 뜻에서 생긴 말은 아니다. 이 말을 처음으로 한 것은, 고대 그리스의 정치가이며 웅변가였던 데모스테네스(Demosthenes)이다.

 

 

B. 프랭클린은 자녀에게 침묵하는 것을, 가르치라.”라고 하였다. 그러나 데모스테네스는 아테네 시민 여러분, 여러분도 나처럼 계속해서 말을 하세요. 침묵은 금의 가치밖에 없지만, 웅변은 은처럼 큰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 당시에는 은이 금보다 비싸고 금은 은보다 값이 쌌던, 것이다. 유럽에서 금이 은값보다 비싸게 된 것은 1,492년 이후라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금이 은보다 금의 가치가 더욱더 가치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당시에는 은이 가치가 있을 때 웅변(雄辯)이 금보다 가치가 더 있었다는 것인데 현재도 웅변(雄辯)은 금()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그럼 왜 침묵이 금이라고 하였을까? 성경에 꿈이 많으면 헛된 것이, 많고 말이 많아도 그러하니 그런즉 말을 적게 할지니라라고 하였다. 이치에 맞지도 아니한 말을, 많이 하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이 나오게 되어있다. 그래서 지혜 자는 말하기를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 사과라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침묵(沈默)만이 능사가 아니고 필요한 말을 할 때는 때와 장소에 맞게 적절하게 하면 이는 매우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속언에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라라고 하였다. 사람이 이치에 맞지, 않게 중언부언(重言復言)하면 즉 한 말 또 하고 계속 말을 하면 이는 침묵하고 있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다.

 

 

정유유심 심수무성”(精水流深 深水無聲)이란 말이 있다. 이는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르고 깊은 물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은 만물(萬物)을 길러주지만, 자신의 공을 알아달라고 소리를 지르지도 않고 다투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물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 겸손의 철학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이런 뜻에서는 말없이 침묵하는 것은 매우 값진 것이다. 그런데 상관이 되어서 공(은 자신이 나서서 떠들고 과()는 부하를 시켜서 말하게 하고 자신은 뒤로 숨어 침묵하는 것은 대인(大人)이 취할 태도는 아니고 소인배(小人輩)가 취할 옹졸한 태도이다. 대인(大人)은 공은 부하에게 돌리고 책임은 대인이 짊어지는 것이, 원칙이다.

 

 

자랑할 만 한 일에 침묵하는 것이 금()이고 책임, 질 만한 일에 나서서 말하는 것이 금()이다. 자랑할 만한 일에 나서서 수다스럽게 말하는 것은 돌()이고 책임질 일에 나서서 변명(辨明)하는 것이, ()이다. 속언에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라고 하였다. 속언에 짓는 개는 물지 않고 무는 개는 짖지도 않는다.”라고 하였다. 대인(大人)은 허세(虛勢)를 부리지 않고 시비(是非) 걸면서 싸우며 다투는 일을, 하지 않는다. 대인은 허물은 자기가 책임지지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겨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소인배(小人輩)는 자신은 침묵하고 직원이 책임을 지도록 한다. 그래도 침묵(沈默)이 금이라는 말인가? ()이 아니라 돌도 모난 돌이다. 모난 돌은 정을 맞아야 제대로 돌다운 돌이 되는 것이다.

 

 

실력이 있는 사람은 야단스럽게 떠들지 아니한다. 속언에 빈 깡통이 소리가 더 요란하고 속이 가득 찬 깡통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시끄럽게 떠들고 말로 이겨보자는 사람은 허세일 뿐이지 내면적으로는 빈 깡통이나 같은 사람이다. 실속있는 사람은 알아도 모르는 척하고 자신의 재주를 과시하지 아니한다. 다만 붓을 들어 세상의 옳고 그름을 설명하기만 한다. 진정한 침묵은 농부가 밭에 씨앗을 뿌리고 싹이 트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자신의 실력을 나타내지 아니하려는 침묵은 미덕이지만, 상황이 침묵하고만 있어서는 아니 될 때는 침묵하는 것은 책임, 회피와 다르지 않다는 것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침묵은 금이라는 말만 기억하고 급한 상황인데도 침묵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지금 이웃집에 불이 났는데 침묵한다는 것은, 말이 되는가? 불이야! 불하고 외치고 다니며 옆집에 알리어 생명과 재산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이지 침묵은 금이라는 말만 되새기며 무관심, 한다면 이는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욕을 먹어도 자신은 유구무언(有口無言) 해야 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도발을 계속하는 것을 보고도 안보 관계자들이 침묵하는 것은 직무유기(職務遺棄)이며 무책임한 태도가 아닌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것은 아니라고 모든 국민이 생각하는 것은 정부에서는 침묵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해결책이나 어떤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사회생활은 상식이 통해야 잡음이 없지 상식이 통하지, 아니하면 잡음이 나게 되어있다. 예를 들어 어느 사람이 폭포(瀑布) 상류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작은 배 위에서 잠들어 폭포를 향해 배가 떠내려가고 있는데 강가에 서서 구경하는 사람이 고함을 쳐서 깨워 그 사람의 죽음을 막아야지 침묵이 금이다. 라는 말만 하면서 입 다물고 있으면 타인의 죽음을 방관한 방관자이다.

 

 

상가(商家)에 불이 났으면 안내방송을 하여 상인과 고객들을 우선 대피시켜야 도리이지 침묵이 금이다. 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기만 피하면 이는 무책임한 사람이라는 핀잔을 받아도 할 말은 없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아니할 때는 최고의 국정 책임자는 침묵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최고의 국정 책임자는 국정 전반적인 면에서 책임이 있기, 때문에, 항상 방송을 통해서라도 해결책과 방법을 제시하고 국민 앞에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고 침묵만 지키고 있으면 민심이 소란스러워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하여 사회적 관계에서 의사 표현은 중요하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말을 하다는 것은 관계를 촉진 시키고 문제해결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다만 말을 함에 있어서 신중함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는 더 중요하게 강조된다. 그래서 세 번 생각한 후에 한 번 말하라 (三思一言)”는 공자의 가르침이나 성경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이것이 사람을 더럽힌다.”라고 말을 신중하게 할 것을, 당부한다. 분명한 것은 교언영색(巧言令色)이나 감언이설(甘言利說) 등과 비교한다면 말의 신중함이거나 침묵은 사회적 관계에서 좋은 덕목(德目)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사람의 관계에서 침묵은 아주 고약하고 신뢰의 환경을 깨뜨리거나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자기의 생각이나 의견을 갖고 있음에도 상대방을 믿지 못하거나 다른 속셈이 있어 침묵, 하는, 경우도 있고 혹은 자신의 신분이나 지위로 인해 말을 할 수 없을 때 침묵이 유지되는 경우이다. 전자는 상호신뢰의 문제를 발생시키는 자발적인 침묵이다.

 

 

후자는 어떠한 선택도 가능하지 않은 강요된 침묵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국가 권력자의 침묵은 금이라고 하기에는 많은 의문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국가에 복잡한 일들이 많을 때는 국민이 최고 권력자의 속 시원한 해답을 바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년 기자회견까지 취소가 되었다니 국민은 매우 아쉬운 마음 금할 수 없고 침묵은 금()이 아니라 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속일 수 없는 사실이다.

이윤근 칼럼리스트 (airturbo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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