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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5 오후 10:18:45 입력 뉴스 > 제보기사

위기의 한국 잎담배, 10년새 경작면적 1/4 급감
담배연기와 함께 스러지는 農心



한국 잎담배 농가들이 쓰러지고 있다. KT&G가 민영화된 2002년 이후 전국 잎담배 경작면적이 4분의 1로 축소되는 등 한국 연초생산 산업이 존립 위기를 맞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5~6년 내에 국내 잎담배 생산 농가가 전멸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전국엽연초생산협동조합이 내놓은 연도별 연초경작면적 현황에 따르면 1989년 한국담배인삼공사 당시 전국 잎담배 경작면적이 매년 약소한 수준으로 떨어지다가, 2002년 KT&G 민영화 시점부터는 연평균 13.8%씩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경북도내 잎담배 최고 주산지인 안동의 경우 1983년 잎담배 생산인구가 2,332명에 달했지만 30여년이 지난 2011년 현재 144명만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경작면적(안동)도 2008년 340.3㏊, 2009년 318.9㏊, 2010년 288.1㏊, 올해 262㏊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는 KT&G가 국내 잎담배 생산농가를 상대로 각종 불공정한 계약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T&G는 풍작으로 계약수량 이상 생산한 농가에 대해 다음해 계약 시 초과 생산량만큼 경작면적을 감축하는 '생산량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어 잎담배 생산농가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생산량 쿼터제란'란 예를 들어, 면적 100a에 생산량 2,400㎏를 계약하고 그해 풍년이 들어 2,640㎏(10%초과)를 생산·판매했다면, 다음해 계약 시 초과분만큼 감축해 90a, 2160㎏만 계약이 가능한 제도다. 결국 풍작이 들어 계약 정량을 초과생산 해도 농민들 입장에선 손해란 얘기다. 초과물량은 엽연초조합을 통해 물량이 부족한 타지로 이송해 헐값에 넘기는 등 불편한 방법으로 처리되고 있다.

 

더군다나 KT&G는 새롭게 경작을 원하는 신규 계약자의 진입까지 제한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02년 이후 경작한 사실이 있는 농가'에 한해 계약을 허용하면서 우수 잎담배 생산자 발굴 기회를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

 

2002년 이전 잎담배생산농가나 연초경작 경험이 없는 귀농자가 담배농사를 새롭게 시작하려고 해도 제도적 한계에 부딪혀 꿈을 접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안동의 경우 잎담배 재배농의 평균연령은 59.9세로 거의 단순노동 위주의 고령생산자가 대부분이지만 이마저도 매년 20~40여명 씩 줄고 있는 형편이다. 엽연초 생산 농가들 사이에선 이러한 제도적 맹점의 보완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잎담배 농가들은 "KT&G의 품질경쟁력 확보차원에서도 신규 잎담배생산 인력 유입은 크게 장려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의 한 농가는 "수입산 담배에만 의존하다 국내 시장이 잠식당하면서 결국 담뱃값만 인상하는 사태가 초래될 것"이라 걱정했다.

 

안동엽연초생산협동조합 이유화 조합장은 "KT&G의 각종 제한정책은 잎담배 생산 면적을 인위적으로 감축하려는 정치적 모략"이라며 "가난한 잎담배 농가를 상대로 이윤을 챙기려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면적' 단위로 계약해 생산량의 전량을 구매하고 있으며, 미국은 '생산량'만 계약해 생산량이 초과되거나 모자라더라도 모두 익년도 계약에 반영하는 유동적 정책을 쓰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얼마 전 국감에서 예결위 소속 김광림 한나라당(안동) 의원이 KT&G를 상대로 "국산담배에 외국산 잎담배가 60%나 포함돼 민영화 이후 국산사용비중이 급격히 떨어졌고, 현재 경작면적이 4분의 1로 급감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농림수산식품위 소속 김성수 한나라당(양주·동두천) 의원도 "KT&G의 생산량 쿼터제는 사실상 인위적인 잎담배 면적 감축 의도"라며 "민영화 이후 잎담배 생산농가의 경작면적 연평균 감소율이 13.8%에 달하는 등 잎담배 생산농가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KT&G는 경작면적 감소 현상에 대해 고령화 및 농촌인구 감소로 인한 자연감소수준이라면서, 잎담배농가들이 경작을 포기하는 것은 노동집약적 영농특성 때문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전국엽연초생산협동조합은 잎담배 생산농가 생존권 보호를 위한 요구사항을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 조합은 지난 8월 17일 전국 조합장 간담회를 갖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합의해 전국 잎담배 생산농가의 공동 대처 결의문을 채택했다.

 

또 이달 26일 전국의 잎담배 재배농민 1천8백여 명을 모아 국회 앞마당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KT&G의 불공정한 계약조건을 강력 규탄하는 한편, 대(對) 정부 요구사항 8개 항목에 대한 잎담배농가의 확실한 의지를 표명할 계획이다.

안동/권달우 기자(dalu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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