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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8 오후 9:04:18 입력 뉴스 > 칼럼&기고

나들목(IC) 소고(小考)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어디나 할 것 없이 지역을 홍보하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표현에는 뜨겁지가 않고 흘린 땀처럼 소금기가 없어 싱겁다. 그렇다, 과히 광적이다. 홍보가 농산품 가격과 소비량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홍보 마인드가 꼭 2% 부족해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만다. 지역민들이 생산한 농·특산품을 제값 받게 해주기 위해서는 농약 보다는 문화를 뿌리라 권장하고 이를 예술의 용기(容器)에 담도록 주선하여 관광시장에 내다 팔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번 사갔던 소비자가 다시 사러 올 때까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끊임없이 그들을 부르지 않으면 일회성 홍보가 되고 만다. 더불어 문화를 입히지 않는 농산물은 알몸이 된다. 대부분 보이지 않는 곳에 머물러 있다가 싼 값에 생을 마감하기 일쑤다.

 

가령 전통시장에서 의성마늘을 팔 때도 그저 좋다고 하기보다는 한반도 최초의 휴화산인 금성산, 옛날 옛적 화산활동으로 화산재가 분포된 지역에서 재배 된 마늘이라서 세계마늘 중에서도 으뜸이라고 해야 함이 옳은 홍보방법 일게다. 용이한 차별화 전략, 즉 유기농 재배 등은 몇 년 안에 어느 지역에서나 재배 가능하지만 누가 어찌 화산 그것도 휴화산을 몇 년 새 조성할 수 있으랴!

 

의성군에서도 지역 농·특산품을 알리기 위해 ‘의성 眞 진’이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달고 질주하는 성싶다. 그런데 그동안 의성군에서 아명(兒名?)적에 불리어졌던 옥사과, 한지·육쪽마늘, 황토·의로운 쌀 등 과거 이름과의 중복으로 공급자나 소비자들에게 자칫 혼돈을 야기할 수 있다.

 

기우이길 바라지만 이름은 하나일 때가 더 기억하기 쉽고 신뢰감을 얻는다. 그러나 의로운 쌀과 옥사과에 대하여는 거부감을 개진하는 이들이 많다. 쌀이 독립운동에 참여한 것도 아닌데 ‘의로운 쌀’이 라니 하는 여론과 옥(玉)은 예로부터 귀한 물건이긴 하나 먹거리로는 이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형의 지역적 특색, 자연환경, 전통과 역사, 전설 등을 살려 개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가령 화산재나 황토와 연관하여 농·특산품명을 발굴하면 성공 확률을 높인다. 우리군은 ‘황토 쌀’이 그것인데, 경남 거창군의 사과 홍보문구를 잠깐 엿보기로 하자. - 마음을 전할 땐, 거창韓 사과 -

 

아무튼 지자체 마다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지역농산물을 홍보하고 판로를 개척하지만, 못난 돌이 크면 뭣하나? 작은 금붙이만 못한 것처럼… … 유닉(unique)자원을 발굴하지 못한다면 의성군 농업은 전반적으로 활로를 잃어버릴 개연성이 높다.

 

초인(超人)은 더 이상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을 즐기는 이는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다. 의성군에도 숨어있는 유닉자원이 얼마나 큰소리로 칭얼대고 있는가? 자기를 찾아 달라고, 그리 멀지 않는 곳 그리 깊지 않는 곳에서.

 

의성군에서 역사 문화적 유산 중에서 유닉자산을 찾는다면, 우선 천년 고찰 고운사와 삼한시대 부족국가였던 조문국을 손가락에 꼽을 것이다. 그러나 조문국은 모든 역사처럼 저렇게 고분의 상태이지만 고운사는 또 다른 천년을 향해 숨쉬고 있는 전설의 생명체다.

 

고운사에서는 의성 농·특산품을 서울 경기도 등지의 사찰 신도들과 교류하며 꾸준히 지역 농산물 홍보와 판매를 지원해 오고 있다. 그들은 사찰에서 소개한 제품에 대하여는 신뢰가 매우 높으며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신앙심처럼 지속적인 유통망이 형성된다.

 

이러한 지역여건과 관련하여 최근 들어 의견이 분분한 상주∼영덕간 고속도로 단촌면 구간의 IC명과 관련하여 필자 나름의 소견을 밝힌다. 고운사는 의성군을 비롯, 영주시, 안동시, 봉화군, 영양군 등지에 소재한 50여 말사를 관장하며 보물(국가문화재)을 보유한 전통사찰이자 조계종 16교구 본사(本寺)다.

 

이렇듯 고운사는 군단위 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2개의 시(市)와 3개의 군(郡)을 대표하는 불교정신문화의 중심에 있다. 무량수전으로 유명한 저 영주의 부석사도 안동의 봉정사도 고운사의 말사에 속하니, 5개 시군을 아우르는 고운사의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행정적으로는 가히 이를 수 없는 것, 혹은 곳까지 고운사가 하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는 고운사와 더불어 상생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여 의성군이 제반 지리적 환경적 행정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그 너머의 그 것까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시기가 도래되었다.

 

모두가 다 알고 있어 사족(蛇足)같은 이야기가 될 런지도 모르긴 하지만 고운사는 불교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렇다고 국가나 특정 지자체의 것은 더욱 아니다. 임자가 없다. 우리 모두의 것, 모든 사람의 공간이다. 유구한 역사와 풍상을 지켜낸 천년고찰은 세계인의 것이다.

 

더 이상 불교신도의 공간이 아닌 민족의 문화유산이다. 가령 여러분이 전국을 여행하다가 어느 공공장소에서 쉬거나 화장실을 이용해도 누가 나서 통제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심전심으로 공유하는 시설물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다. 절에 온 참배객이나 관광객에게 스님이나 종무소 직원이“어디서 어떻게 오신 누구냐〃고 묻지 않는다. 그들은 절간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행 길 위에 선 나그네… … 혹은 잠시 경내 소지일 맡아하는 또 다른 객(客)으로 여겨도 무방하다. 여기 는 의성군청이 의성군수의 것이 아닌 것처럼, 두 곳 모두 모든 이의 자리다.

 

고운사 인근에는 고속도로 IC가 있다. 의성은 2개의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곳이다. 중앙고속도로 관문인 봉양면에 위치한 IC명은 ‘의성’이며, 근래에 개통 된 상주∼영덕고속도로 의성군 구간에는 2개소의 IC가 있다. 그 중 의성 서부지역 IC를 ‘서의성’이라 하고, 단촌면에 위치한 IC를 ‘북의성’이라 이름 했다.

 

이를테면 의성군에는 2개의 고속도로 노선에 3개소의 IC(의성, 서의성, 북의성)가 현존하는데 모두 방위적 표시만 알려 줄 뿐 주변의 유명관광자원인 고찰 등 명소를 놓치고 말았다. 이에 대하여 일부 군민들이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이번 11월 30일 오후2시 단촌면사무소 2층회의실에서 공청회를 개최한다.

 

지역의 명찰이 나들목(IC)명에서 비껴간 까닭은 미루어 두고서 라도 타지역의 혜안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군민의 한 사람으로써 절로 나오는 짧은 탄식… … 모두가 눈을 감고 시간만 따라 내일로 밀려가고 있구나! 하고. 하지만 이번 공청회에서 는 위대한 우리 군민들이 지혜를 모아 대안을 제시하리라 믿는다.

 

예컨대 서해안고속도로의 경우, 충남 서천군 구간 2개 IC 중 남쪽은 서천IC, 북쪽은 춘장대(해수욕장명)IC라 칭하고 있으며, 전북 고창군 구간의 2개의 IC 중 남쪽은 고창IC, 북쪽은 선운산(전북 고창군의 선운사가 위치한 산)IC라 하고 있다. 호남고속도로도 전남 장성군 구간의 2개의 IC 중 남쪽은 장성IC, 북쪽은 백양사(사찰)IC라 하고, 전북 김제시 구간의 2개의 IC 중 남쪽은 금산사(견훤 유폐사찰)IC, 북쪽은 김제IC라 부른다.

 

이렇게 2개 정도의 IC가 위치한 시군의 경우 대부분이 1개소의 IC는 고유의 행정지역명을, 1개소의 IC는 지역의 유명한 사찰, 산(山), 해수욕장 등을 지칭하고 있다. 친근감과 생경함을 함께 활용하여 이 지역의 문화유산과 명소를 관광자원화 하고자 하는 보편적 홍보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고속도로IC명 중에는 해인사IC와 통도사IC가 있다. 특히구례 화엄사IC, 예산 수덕사IC, 강진 무위사IC는 이 시·군의 구간에 IC가 단1개소 뿐인 지역이다. 나열한 이 명칭은 행정구역명과 유명 사찰명을 병기(竝記)함으로써 홍보 효과를 극대화한 상생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모두의 사례는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 역사·문화유산과 자연생태자원을 연계하여 지역을 홍보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강원도 영월군에서는 방랑시인 김병연의 무덤을 관광자원화 하려고 하동면의 면명(面名)을 김삿갓면으로 바꾸었고, 동강(東江)의 일부 지형이 한반도 지도와 흡사함에 착안하여 서면을 한반도면으로 행정구역명을 바꾸었다.

 

경상북도에서도 울진군 서면에 금강송이 많이 자생하는 것을 착안하여 금강송면으로, 매화군락지 원남면을 매화면, 호랑이 꼬리를 연상케하는 포항시 대보면은 호미곶면, 고령읍을 대가야읍으로 개명하였다. 고령화시대를 맞아 생존하기 위한 농촌지역 자치단체의 몸부림은 현재 진행형이다.

 

나들목(IC)이나 행정구역명을 고유의 특성에 걸맞게 개칭함은 지역 브랜드 가치와 지역민 자긍심 고취, 축제나 농특산품 홍보시 시너지 효과를 배가(倍加) 시킬 수 있다. 이렇듯 의성군 단촌면 구간의 북의성IC를 고운사IC로 개칭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로 보인다. 문득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격언이 떠오른다.

 

goodand 전병해

군위의성인터넷뉴스(airturbo@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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